#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산골 연가 - 낫질

최정 / 모모 2013. 7. 6. 22:28

 산골 연가

       - 낫질

 

 

                         최 정

 

 

 

 흙길 점령한 풀 베어내느라

 아직 서툰 낫질 진땀이 납니다

 

 아버지 생각납니다

 

 풋풋한 풀냄새 따라가면

 아버지 낫이 지나간 곳이었지요

 

 밭둑은 늘 깔끔했습니다

 

 경쾌하고 쉬워 보이기만 하던 낫질

 마흔이 넘어서야 배웁니다

 

 아버지,

 왜 풀보다 제 안에 베어낼 게 더 많은 걸까요

 당신은 무얼 그토록 열심히 베어냈던 걸까요

 

 풀섶에 쭈그리고 앉아

 또다시 낫자루 꽉 움켜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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