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산골 연가 - 노송(老松)

최정 / 모모 2014. 3. 14. 14:15

 산골 연가

      - 노송(老松)

 

 

                               최 정

 

 

 

 폭설이 할퀴고 간 숲속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어지럽습니다

 

 잔설에 찍힌 노루 발자국 따라가다

 아름드리 노송 아래 멈춰 섭니다

 

 한쪽이 부러져 나간 노송의 노란 속살 아래

 노루 발자국처럼 서성이다

 용기 내어 노송을 안아 봅니다

 거친 껍질이 볼에 와 닿습니다

 

 누군가 볼 사람도 없는데 힐끗

 두리번거리다 노송에게 속삭입니다

 괜찮아, 아프지마

 

 계곡가에는 버들강아지 솜털이 뽀얗게 부풀어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고 있습니다

 

 상처 난 노송의 노란 속살에도

 봄볕이 내리고 바람이 불겠지요

 

 괜찮아,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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