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산골 연가 - 단비

최정 / 모모 2014. 7. 1. 07:43

산골 연가

       - 단비

 

 

                              최 정

 

 

 

 모처럼 단비가 내려 일손을 놓았습니다

 설거지도 쌓아두고 마음껏 게으름 피웁니다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마당에 나가 푸른 잎들의 합창 소리를 듣습니다

 

 귀가 싱그러워지다가도

 낮게 깔린 구름처럼 무거운 눈꺼풀이 내려와

 슬그머니 낮잠 자러 들어옵니다

 

 호박꽃도 꽃잎을 오므리고 깜빡 졸고 있습니다

 

 오늘밤은 별들도

 커다란 눈을 감고 깊은 단잠에 빠질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