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연가
- 지기(知己)
최 정
이십오 년 지기(知己)가 찾아와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난 것처럼 수다를 떤다
여기저기 긁긴 생채기에 딱지가 앉아
새살 오르는 것도 모르고 우린 중년이 되었다
무섭도록 싱그럽던 우리들의 청춘에도
소용돌이 같은 먹먹한 사랑이 지나가고
이젠 애 엄마가 된 너와
마당에 핀 붉은 봉숭아를 함께 바라본다
첩첩산길 넘어 달려와 준
네 손 한번 꽉 잡아볼 걸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소쩍새 우는 소리에 눈꺼풀이 내려와
다시 홀로 남은 산골의 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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