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산골 연가 - 지기(知己)

최정 / 모모 2014. 7. 18. 19:49

 산골 연가

      - 지기(知己)

 

 

                       최 정

 

 

 이십오 년 지기(知己)가 찾아와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난 것처럼 수다를 떤다

 

 여기저기 긁긴 생채기에 딱지가 앉아

 새살 오르는 것도 모르고 우린 중년이 되었다

 

 무섭도록 싱그럽던 우리들의 청춘에도

 소용돌이 같은 먹먹한 사랑이 지나가고

 

 이젠 애 엄마가 된 너와

 마당에 핀 붉은 봉숭아를 함께 바라본다

 

 첩첩산길 넘어 달려와 준

 네 손 한번 꽉 잡아볼 걸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소쩍새 우는 소리에 눈꺼풀이 내려와

 다시 홀로 남은 산골의 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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