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그친 뒤
최 정
언제 내려앉을지 모르는
자취방 지붕
방패 같은 우산 속에서
눅눅한 이불 되어
오가던 강의실
젖은 신발 떼 몰려다니던
5번 버스 종점 길에서
닭장차에 끌려간 친구들
장마 그친 뒤 발은
쓸데없이 퉁퉁 부어오르고
입안 가득히 핀 곰팡이
은행나무 몽둥이처럼 줄지어 서 있는
5번 버스 종점 길 무심히 걷다
밥알 같은 눈물 찔끔 삼키고 마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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