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대학 시절 시(1992-1996)

갈마절 경로당

최정 / 모모 2010. 12. 4. 12:52

 

갈마절 경로당

 

                                     최 정

 

 

 

집으로 돌아가는 신발 끄는 소리

달빛에 들키고 마는 갈마절*의 하루

 

밭고랑 같은 손 마디마디

자식 근심 묻어두고

겨우내 모이는 늙은이들

앞집 뒷집 김치 된장

젊은 축인 오십대가 점심밥 짓다보면

성큼 지붕 꼭대기에 매달리는 햇살

화투치는 소리 요란해지면

다른 쪽에선 은근해지는 술추렴 소리

가끔 가운뎃골 늙은이 술주정에

판이 깨지기도 하지만 몇 안남은

늙은이들 모여야 하루가 지나가는 갈마절

한해 농사걱정에 왁자해지는 섣달그믐께 술판

 

 

 

* 음성군 소이면 중동 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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