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동짓날 기나긴 밤을' 동짓날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한국고전시가선>(창작과비평사, 1997) 중에서 - 하, 어느 구절 하나 절창이 아닌 구절이 없어서 저절로 카아---, 감탄사가 나옵니다. 가장 춥고..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0.12.02
노을 이야기 노을 이야기 '노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참 많다. 언제부터 노을의 아름다움에 빠졌을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그것은 고등학교 시절 전혜린의 산문집을 읽은 후부터였던 것 같다. "노을이 새빨갛게 타는 내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너무나 광경이 아름다와서였다. ... 아무 이유도 ..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0.12.02
박경리 '옛날의 그 집' 옛날의 그 집 박경리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휭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