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나무의 노래 늙은 나무의 노래 - 전등사傳燈寺에서 최 정 군더더기 다 버리니 몸통만 남았구나 한줌 안 되는 노란 잎 자잘한 욕망의 껍데기처럼 무겁구나 다 내주니 받아라 고목이라고 쓸쓸한 눈빛 건네지 마라 바람소리 한 오백년 듣다 보면 알게 되리라 남은 몸통마저 텅 비우고 바람보다 가벼워지고 싶다는 걸 카테고리 없음 2010.11.30
최성민 '시집詩集을 사다' 시집詩集을 사다 최성민 지하철이 비틀거리며 등을 돌리는 배다리 철길 아래 세월이 주저앉은 책방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 발견하고 절반 값으로 책 한 권 품는다 한쪽 귀 찢어진 책장을 펴면 까아만 글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내 가슴 언저리에 박혀 울창한 숲을 이룬다 굵은 가지를 힘차게 뻗으며 하늘..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0.11.30
수몰지구 수몰지구 미루나무 최 정 학교 끝나고 신나게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길가에 늘어선 키 큰 미루나무들이 일제히 베어졌다 굵은 밑둥치들만 덩그러니 줄지어 있었다. 미루나무 아래 뙤약볕 식히고 소나기 피하면서 학교가 마냥 좋았던 옆집 동무와 나. 우리가 그런 것도 아닌데 휑한 그..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