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연가 - 들깨를 심으며 산골 연가 - 들깨를 심으며 최정 가늘고 여린 것이 어찌나 향 진한지 어린 모종 솎아줄 때 나도 모르게 고개 늘이고 코 박고 일했었네 먼 산 구름에 가려 시원한 날 마디 굵어진 들깨 심으며 향에 취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잠시 잊었네 통통하게 여문 들깨 털 때까지 향긋함에 취해 살겠..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3.06.23
산골 연가 - 홍고추 산골 연가 - 홍고추 최정 고백해도 볼까 망설였지만 돌아서는 등 보게 될까 말없이 머물기로 합니다 가슴앓이 터진 열꽃 따가운 뙤약볕 뜨거운 줄 모르고 무슨 숙명처럼 나도 모르게 붉어집니다 열꽃 아문 자리마다 터질 듯 반질반질한 그리움이 탱글탱글 달립니다 당신 향한 야무진 씨..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3.06.17
산골 연가 - 새벽안개 산골 연가 - 새벽안개 최정 골에 자욱이 안개 내려 산등성이만 보이는 새벽, 당신에게 빠져들던 날처럼 신기해 김매기를 멈추고 자꾸 한눈을 팝니다. 당신의 품처럼 아늑하네요 풀을 뽑다가도 어느새 당신만 생각하는 오늘 같은 날은 골짜기가 환하게 빛을 냅니다 아늑한 품에 안겼다가 ..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3.06.17
산골 연가 - 감자꽃 필 무렵 산골 연가 - 감자꽃 필 무렵 최정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당신 손잡고 숲속 오솔길 산책하는 일 그러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에 까르르 웃어 보는 것 바위 옆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 함께 오래오래 들여다보는 것 큰 풀 뽑아주던 내 손은 점점 건성건성 감자꽃이 이 마음 알아챈 걸까 ..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3.06.17
산골 연가 - 쪽동백나무 산골 연가 - 쪽동백나무 최정 손바닥보다 더 넓은 푸른 잎에 미끄러지는 빗방울 소리 듣는 오후 더 이상 싱그러울 수 없다는 듯 반짝이는 나무에게 나도 모르게 빠져들 때면 저 푸른 잎은 내 윤기 나는 심장을 걸어 놓은 것 같아 당신을 만나러 가는 마음인 것 같아 달콤한 수액 나른하게 ..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