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모모(MOMO)

최정 / 모모 2010. 12. 5. 12:33

 

모모(MOMO)


 


                      최 정


 


 


모모처럼 살고 싶었어 


누더기 옷 기워 입고

맨발로 이슬 젖은 땅 밟으며

남의 얘기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모의 맑은 귀처럼 말이야 


사람들 회색인간에게 속아

시간 도둑당하는 줄 모르고

기계처럼 일만 할 때 

모모는 외톨이었어 


그러나 외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어

시간에 쫓기지 않는 모모만이

무시무시한 회색인간과 맞서 싸울 수 있었지


모모처럼 살고 싶었어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아

가벼운 모모처럼 말이야

어른이 되지 않는 꼬마처럼 말이야


 

 


 


*미카엘 엔더의 『모모』에 나오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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