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길
최 정
다달이
수십 개의 알약
삼켜야 하는 아버지
슬레이트 지붕 아슬아슬
이고 있는 서까래처럼 말라
지팡이로 찾아가는 경로당
십리 길
보일러로
고친 방에 누워
얼굴 퉁퉁 부은 어머니
위장병으로 깬 새벽마다
안방에 걸린 메주 같은 손으로
쌀 씻으러 가는 부엌
십리 길
하얗게 서리 뒤집어 쓴
지붕 아래 십리 길로 덤벼드는 겨울
'# 창작시 - 최정 > 대학 시절 시(1992-199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앓이 (0) | 2010.12.04 |
---|---|
여름의 끝 (0) | 2010.12.04 |
토끼풀 (0) | 2010.12.04 |
정화수 (0) | 2010.12.04 |
느티나무 (0) | 2010.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