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 모임 <뻘>에 대한 기억2 시창작 모임 <뻘>에 대한 기억2 문학 기행 <뻘>에서 진지하게 시 창작 세미나만 했다면 재미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시 얘기보다는 인생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나누었고, 늘 세미나보다 더 길어지는 뒤풀이가 있었다. 또한 때마다 MT나 야유회를 갔다. 이 때, <뻘>에서 꼭 하던 일은 백일장이..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0.12.03
시창작 모임 <뻘>에 대한 기억1 시창작 모임 <뻘>에 대한 기억1 대학 시절에는 초고만 쓰면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절친한 벗에게 편지를 쓰거나 후배들에게 시 읽기를 강요하곤 했다. 익지 않은 풋과일의 떫은맛을, 도저히 숨겨지지 않았던 감정의 과잉을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으니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그..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0.12.03
시집 <내 피는 불순하다> 스크랩 내 피는 불순하다 저자 최정 출판사 우리글 시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촘촘하게 일기 형식으로 써 놓은 시편들. <모기가 피 뽑아갈 때> 한 모금씩 피를 뽑아가다니 /더는 참을 수 없다// 날렵하게 숨어있다 덤벼들어 /꿈속까지 윙윙댄다 /벌써 일주일째/ '홈매트'매운 향에 취해 /악몽을 꾼다 /곳곳..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0.12.02
노을 이야기 노을 이야기 '노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참 많다. 언제부터 노을의 아름다움에 빠졌을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그것은 고등학교 시절 전혜린의 산문집을 읽은 후부터였던 것 같다. "노을이 새빨갛게 타는 내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너무나 광경이 아름다와서였다. ... 아무 이유도 ..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0.12.02
수몰지구 수몰지구 미루나무 최 정 학교 끝나고 신나게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길가에 늘어선 키 큰 미루나무들이 일제히 베어졌다 굵은 밑둥치들만 덩그러니 줄지어 있었다. 미루나무 아래 뙤약볕 식히고 소나기 피하면서 학교가 마냥 좋았던 옆집 동무와 나. 우리가 그런 것도 아닌데 휑한 그..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30
첫눈 첫눈 최 정 그대는 알고 있었나요 취중 진담이라도 마음 내보이고 싶어 쉽게 취하지 못하는 술을 자꾸 마시면서 시간은 또 자꾸 가고 취한 사람들 하나 둘씩 집으로 가는데 어느덧 허름한 술집은 여러 번 바뀌어 희뿌옇게 밝아오는 구석진 의자에 앉아 이젠 둘만 남아 더는 넘어가지 않는..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30
귀 잘린 자화상 귀 잘린 자화상 최 정 고흐의 귀는 알고 있었을까 잘려나간 순간, 영원히 기억된 것을 고흐의 영혼이 완성된 것을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30
누구나 한번쯤 누구나 한번쯤 최 정 누구나 한번쯤 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있다 나도 이제 평균 수명에서 절반쯤 살았다 싱싱하게 튕겨 올라 겁 없이 빛나던 청춘 더 너그러워져야겠다 스스로 빛나지 않아야겠다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
오체투지 오체투지 최 정 노랗게 떨어진 은행잎 무심코 깔고 앉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저렇게 순한 개의 이름이 오체(투지)란다 어쩌자고 주인은 강원도 홍천 산골 낮은 지붕을 지키는 개에게 저리 무거운 이름을 지어준 걸까 두 무릎과 팔꿈치 심지어 이마까지 온전히 땅에 대 본적 없는 이..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
태풍의 꼬리 태풍의 꼬리 최 정 도시의 일상을 한 판 뒤집었다 수도권 복판을 헤집고 간 태풍이 남긴 꼬리를 쫓듯 산에 오른다 나무가 이리저리 꺾이고 뿌리째 뽑히고 태풍의 분노 선명하다 아직 망설임으로 흔들리는 나는 한 판 제대로 뒤집어지지 못했는데 심장 복판을 헤집고 들어와 태풍의 꼬리..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