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버드나무집 女子' 버드나무집 女子 유홍준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어탕국숫집 그 여자, 아무데나 푹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노을강변에 솥을 걸고 어탕국수를 끓이는 여자를, 김이 올라와서 눈이 매워서 고개를 반쯤 뒤로 빼고 시래기를 휘젓는 여자를, 그릇그릇 매운탕을 퍼담는 여..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2.02.23
권지숙 '밤길' 밤길 권지숙 반달이 희미하게 비춰주는 산길을 엄마와 가고 있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엄마는 말하지 않고 나도 묻지 않았다 오일장이 서는 장터 가는 길 내 동무 양순이네 집으로 가는 길 너무도 익숙한 그 길을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은 채 땀이 배도록 꼭 잡은 채 앞만 보고 ..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2.02.22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4 - 산골의 외로운 목수 목수 아저씨가 손수 지은 나무집 경북의 어느 산골짜기 끝자락에 이르면 멋있는 나무집 한 채가 나타난다. 어느 목수 아저씨가 홀로 살고 있는 집이다. 아주 볕이 잘 드는 집이다. 집 짓는 솜씨가 정말 부럽기만 하다. 목수, 이 단어는 이유없이 그냥 멋져 보인다. 설계도도 없이 혼자서 1.. #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2012.02.17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3 - 작은 골짜기 마을에서 해발 500여 미터, 한적한 곳에 홀로 위치한 교수님 댁 겨울 동안 쉬고 있는 경운기, 봄이 오면 분주해지겠지. 햇볕을 쬐며 앉아 있는 수컷 '양군'은 이 마을에서 진정한 1인자라고 한다. 서 있는 암컷은 이 집에 사는 '멍순이'인데 두 달 전에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아빠는 '양군'이다. '양.. #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2012.02.16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2 - 허심원 농장 장독대 너머로, 저만치 합천호가 보인다. 하트 모양으로 꾸며진 정원 흑돼지들. 뒷문이 열려 있어 이 넓은 우리를 다 돌아다닐 수 있다. 항생제, 호르몬제가 투여되지 않아 오염되지 않은 돼지들이다. 사료도 일반 사료를 먹이지 않는다. 잔반 같은 것을 모아 발효시켜 먹인다. 허심원 농.. #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2012.02.16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1 - 재실(齋室)지기 재실을 지키며 살게 되었다는 젊은 귀농 부부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재실(齋室)은 문중에서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지은 집이다. 이곳에는 대대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문중이 많다 보니 재실을 관리하며 집을 얻어 사는 귀농자들도 꽤 있는 것 같았다. 도로에서 .. #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2012.02.15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0 - 경남에서 만난 귀농자들 아슬하게 돌담이 남아있는 마을 모습 만화 <귀촌일기>의 배경이 된 집 생태 뒷간과 헛간의 모습 늦게까지 술을 마신 곳, 온돌 사랑방 이곳에 귀농해서 사는 여러 분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었다. 막걸리를 놓고 간만에 만난 사람들끼리의 수다가 길게 이어졌다. 결혼해서 30대에 귀농한.. #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2012.02.15
버리고 갈 것만 남아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최 정 냉장고는 고장난지 오래 세탁기는 덜컹덜컹 자주 멈추고 텔레비전 버튼은 잘 눌러지지 않아 다행이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언제고 떠나려 새것 사지 않아 다행이다 아니, 사실은 다행이지 않다 쓸 일 없어진 침대도 들춰본 지 오래된 책들도 하다못해 서랍에 ..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2.02.09
막차 막차 최 정 막차, 이 말은 나를 설레게 한다 시외로 가는 차표를 끊곤 했다 여고 2학년 하숙생 시절 낯선 곳을 떠도는 방랑자처럼 나의 설렘은 차창에 부딪치는 바람을 가르며 질주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나의 미래가 엉킨 실타래처럼 창밖으로 펼쳐졌다 그러나 알고 있었다 하숙집으로..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2.02.06
권정우 '풍경' 풍경 권정우 대웅전 뒷마당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에게 거미가 고운 수의를 한 벌 해 입혔다 허공에 새로 새긴 봉분 앞을 지날 때마다 바람이 경을 읽는다 권정우의《허공에 지은 집》(애지, 2010) 중에서 * 저자 소개 - 권정우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 시 읽기/좋은시 읽기 2012.01.12